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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10화

본문

점심 시간이 끝나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강혁 또한 삽을 들고 일을 다시 시작할려할 때, 이질감을 느꼈다.

 

 

그러고보니 그 남자가 보이지 않는군요.”

 

, 오늘이 벌써 그날인가 보군, 매일 일만 하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잘 모르겠단 말이야.”

 

그 사람은 오늘 영주를 보러 갔을거예요.”

 

영주 말입니까?”

 

 

촌장에게 남자에 대해 물으니, 그 옆에 있던 열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안경을 쓴 남자가 대신 대답했다.

 

 

, 아 말씀 편하게 하셔도 돼요.”

 

괜찮습니다, 이게 편합니다.”

 

그 사람... 이름도 알려주지 않으니 헷갈리네요, 어쨌든 그 사람은 칠일에 한 번씩 영주에게 이곳 상황이 어떤지 보고를 하러 가요.”

 

보고라니, 그냥 일러바치러 가는 거지 뭐.”

 

 

남자 아이의 말을 들은 모자를 쓴 아저씨는 단어가 마음에 안들어서인지, 그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인지 일을 하며 투덜대고 있었다.

 

 

하하... 수확이 잘 되고 있는지 이곳 상황은 어떤지, 그런걸 보고하러 가는거예요.”

 

그게 정말이라면 지금까지 겪은 문제나 건의사항을 말하면 전해주지 않았겠습니까?”

 

저희도 해 봤지만...”

 

그놈이 거짓말을 치는건지! 영주가 나 몰라라 하는건지! 아무리 말해도 해결되는게 없더라고!”

 

 

투덜대던 아저씨는 건의사항이라는 말에 갑작스럽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 너무 답답해서였을까, 씨앗이 담겨있던 바구니를 내팽게치고 강혁에게 다가와 속에 쌓인 울분을 털어내기 시작하는 아저씨.

 

 

정말입니까?”

 

그래! 아무리 말해도 본인은 말 했다고, 지금은 힘들다고 항상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데, 이거야 원!”

 

하하... 말이 통하지가 않아서 말이죠...”

 

 

모자를 쓴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자, 아저씨를 진정시키며 자연스럽게 안경을 쓴 남자가 말을 이어 받았다.

 

아무리 말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 게다가 이곳에 책임자가 융통성이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으니 답이 없는 상태.

 

강혁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을 하다 다른 질문을 했다.

 

 

, 그 남자가 오늘 언제 돌아오는지 아십니까?”

 

... 항상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서 왔어요, 왜요?”

 

... 저에게 좋은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강혁은 고민을 하다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좋은 생각? 무슨 생각 말인가?”

 

말로 해서 안된다면, 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에잇, 이 사람아 우리도 안 해본 거 없어, 왕실 근위대장이란게 사실인지 다 같이 덤벼도 꿈쩍도 안하더라고.”

 

괜찮습니다, 저 혼자 싸우는 것이니, 여러분들은 그냥 제 말에 힘만 실어주시면 됩니다.”

 

혼자서요?! 그건 말도 안돼요, 강혁씨!”

 

한 번만 믿어주십쇼, 그리고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그 남자가 올 때 즈음 시간 맞춰 모여달라고 해주십시오.”

 

 

강혁은 사람들에게 궁금증만 남기고 다시 삽질을 하기 시작했다.

 

 

*****

 

 

한 참의 시간이 흘러 강혁과 함께 일을 하던 사람들은, 어제와 같이 일이 빨리 끝나 각자의 가족이 일하는 곳으로 가, 일손을 채워주며 강혁의 말을 전했다.

 

 

며칠 전에 온 그 총각이?”

 

그래, 우리보고 자기 말에 입만 맞춰달라더군.”

 

혼자서 어떡할려고...”

 

일단 믿어봐야지...”

 

 

몇시간 뒤.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흘러 안경 쓴 남자 아이의 말대로 식사 시간에 맞춰 마을에 도착한 남자.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저녁 식사 시간이라도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모두가 마을 중앙에 모여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다들 뭐하십니까, 일은 다 끝내셨습니까?”

 

“...”

 

 

남자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 하고 있을 때, 사람들 뒤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던 강혁이 대답을 했다.

 

 

아뇨, 다 못 했습니다.”

 

그럼 어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무력을 행세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

 

 

감정 없는 인형 같던 남자도 강혁의 대답에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대신 무력을 쓰신다면 저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습니다.”

 

 

인파를 해치고 나온 강혁은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자신과 비슷한 체급, 남자의 몸을 이리저리 훑어본 뒤 말을 이었다.

 

 

이 곳 사람들에게 들었습니다, 쉬는 시간 없이 계속 일만 한다고, 그게 정말입니까?”

 

휴식은 자신의 일이 끝나면 얼마든지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란게 끝이 안나지 않습니까, 게다가 문제가 있어 건의를 해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데... 그럴수록 작업의 능률이 떨어지는걸 아실텐데요?”

 

저도 영주님께 말씀 들렸지만, 지금은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게 끝입니까, 당신이 이곳에 책임자 아닙니까? 그렇다면 당신이 책임지고 해결해야죠.”

 

그만하십시오, 더 이상 듣지 않겠습니다, 모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계속 일 하십시오!”

 

 

남자는 항상 들고다니던 나무로 만든 긴 장봉을 바닥에 내려치며 소리를 질렀다.

 

남자의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 몇몇은 무서워하며 지금이라도 돌아갈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강혁이 막아섰다.

 

 

모두 여기 계십시오, 다들 힘들지 않습니까? 쉼 없이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잠 들기 직전까지 일만하는 생활이.”

 

.. 옳소!”

 

맞아!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한다고!”

 

..그래! 일을 해도 사람답게 해야할거 아니야!”

 

 

군중을 움직이게 하는 것, 그것은 공포도 아니고 무력도 아니다.

 

바로 공감,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만 한다면, 그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한 마디만 있으면 몇 백의 사람이든 몇 천의 사람이든 이끌 수 있다.

 

 

, 어떠십니까? 모두 일 할 마음이 없어보이는데 무력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당신, 얼마 전에 와서 잘 모르는 거 같으니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근위대장이었던거 말입니까?”

 

“...!”

 

 

강혁의 말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남자.

 

 

그게 정말이였군요, 그럼 기사답게 해결합시다.”

 

기사답게 말입니까?”

 

,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직 저희 둘, 일 대 일 결투입니다.”

 

“...”

 

혹시 무서워하시는 겁니까? 근위대장이셨던 분이 결투 신청을 거절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기사도를 자극하는 강혁의 도발.

 

강혁은 남자가 기사였던 것을 이용해 반드시 결투를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키르만.”

 

?”

 

제 이름은 키르만입니다. 기사의 결투에서 서로가 누군지도 알지 못하고 대결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강혁입니다.

 

 

키르만은 결투를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강혁 또한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싸울 자세를 취했다.

 

보통 기사의 결투라면 기사의 상징인 검을 들고 싸우는 것이 맞지만, 지금은 검이 없을 뿐더러 무기를 가지고 싸운다면 강혁이 이길 확률은 매우 낮다.

 

그렇기에 강혁은 아무것도 들지 않고 자신에게 승산이 있는 맨손 싸움을 택했다.

 

물론 키르만 또한 기사도의 어긋나지 않게 무기인 장봉을 버리고 맨손 싸움에 응했다.

 

서로 다른 준비 자세와 서로를 경계하는 같은 눈 빛, 절대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게 한 곳만을 바라보며 언제든 받아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강혁의 시야에 나타난 알림창.

 

 

(대전 격투 게임 모드 튜토리얼을 시작하겠습니까? Y/N)

 

 

알림창 때문에 강혁의 시야가 가려져 집중이 흩으러진 순간, 키르만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꽤 먼거리를 순식간에 좁혀오는 빠른 공격, 뻔하게 상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 가장 무방비한 하체를 노리는 키르만의 발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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