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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26화

본문

현재 시각은 140, 일어나자마자 씻고 옷까지 입는데 걸린 시간은 단 35.

 

다정이 덕분에 빠르게 준비를 끝낼 수 있었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 이제 남은 시간은 20분 밖에 없다.

 

다행이 지선이 집에서 나온 직후 때마침 택시도 도착해 시간 낭비는 하지 않았다.

 

 

아저씨!! 이쪽으로 가주세요!!”

 

 

지선은 택시에 타자마자 휴대폰에 미리 찍어둔 주소를 택시 기사님에게 보여드렸다.

 

잠시 후, 다행이 약속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도서관에 도착했다.

 

 

... 아슬아슬했다...”

 

그러게, 역시 택시 기사님들만 아는 지름길이 최고라니까!”

 

그나저나... 성아는 도착했을려나?”

 

 

지선이 택시에서 내린 후 성아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 지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선아~”

 

...성아야!”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돌아보자 사복을 단정하게 입은 성아가 지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지선은 성아를 발견한 후 곧장 달려가 인사를 건냈다.

 

 

...안녕! ..내가... 늦었지!”

 

아냐, 아직 약속 시간까지 좀 남았는걸? 그런데 지선아, 너 엄청 예쁘다~”

 

...... 고마워.... 성아야 너도 예뻐!

 

 

성아는 하얀 원피스에 아이보리색 가디건을 입은 지선을 보자마자 예쁘다고 감탄을 내뱉었다.

 

그도 그럴것이 옷에 관심이 없는 지선을 위해 다정이 특별히 코디해준 옷이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지선은 처음 듣는 칭찬에 볼이 빨개져 어쩔 줄 몰라하다 성아에게 똑같이 칭찬을 해주었다.

 

 

그래? 고마워, 이제 들어갈까?”

 

...!”

 

성아는 진짜 천사다!!!’

 

 

평소에는 사람이 적던 도서관도 시험 기간으로 인해 다른 학교 학생까지 몰려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여기 어때?”

 

...... 난 좋아

 

 

둘은 자리에 앉아 공책과 필기 도구 교과서를 꺼냈다.

 

 

, 지선아 잘 들어 일단 자연스럽게, 저번에 했던 것처럼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말하면 돼, 일단 성아한테 무슨 공부 할건지 물어보자

 

......성아야...!”

 

, ?”

 

.. 공부 할거야?”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바보 같은 질문이 나왔다, 지선의 목적은 다를 수 있지만 일단 성아는 도서관에 공부 하기 위해 온 것인데, 너무 당연한걸 물어봤다.

 

하지만 성아는 지선의 황당한 질문에도 의도를 파악하고 웃으며 나긋하게 대답해주었다.

 

 

, 난 문학 공부할려고 너는?”

 

..나도! 문학!”

 

잘 됐다, 그럼 공부하다 서로 물어보자

 

......알았어!”

 

... 지선아, 목소리 조금만 낮추는게 좋지 않을까?”

 

...... 미안...”

 

 

성아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신이 나는지, 평소에는 조용하던 지선이 성아를 만나자 자신도 모르게 톤이 조금 올라갔다.

 

그래도 성아 덕분에 다시 평소 텐션으로 되돌아와 공부에 집중 할 수 있었다.

 

 

*****

 

 

공부를 시작한 지 1시간 정도 지났을 즈음, 성아가 지선에게 말을 걸었다.

 

 

지선아

 

...응 왜?”

 

혹시 이 부분 알겠어? 이해를 제대로 못하겠네..”

 

...내가 알려줄게!”

 

 

다른 과목도 상관 없지만 지선이 가장 좋아하며 자신 있어하는 과목 문학.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성아가 궁금한 것이 있다며 물어본 상황, 지선은 알려줄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여기, 모든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형상화하기만 하면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가 틀린 문장이라는데, 이 문제를 잘 모르겠어..”

 

... 일단 우리가 배우고 있는, 고등학교에서 말하는 문학의 정의는 일상에서의 가치 있는 경험을 언어로 형상화한 예술 영역인데”---

 

 

지선은 가장 자신있는 과목인 문학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성아가 궁금했던 것 이상의 정보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열심히 떠들고 있는 지선을 투머치 토커라고 생각했겠지만, 성아는 흥분에 가득 차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지선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줬다.

 

 

우와 지선아, 너 진짜 똑똑하다....”

 

...? ..아냐! 그냥 문학을 좋아해서.... 그런거야...”

 

 

지선은 성아의 칭찬에 어쩔 줄 몰라하다, 몸에서 일어나는 이상을 느끼고 빠르게 배를 움켜쥐었다.

 

꼬르르르르르륵.

 

선명하게 들리는 위장의 아우성.

 

지선의 얼굴은 칭찬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빨개져 성아를 향해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안들렸을거야! 아니 안들렸어야 해!! 진짜 성아 앞에서 뭐하는 짓이야!!’

 

 

지선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본인 탓인 것을 알면서도 애꿎은 자신의 복부를 두드렸다.

 

하지만 꼬르륵 거리는 소리만 더 커질 뿐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저 지선아

 

............ ? ...성아...

 

 

별 것도 아닌 일로 어찌나 긴장했는지 평소보다 유난히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우리 잠시 매점 갈래? 나 목 말라서 음료수 좀 살려고 하는데, 같이 갈래?”

 

.......... ....가자

 

 

지선이 부끄러워 하는 걸 알고 자신이 목마르다며 매점을 권한 성아.

 

이렇게 착한 사람을 또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두 사람은 가방에서 각자의 지갑을 꺼낸 후, 다른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매점으로 향했다.

 

매점에 도착해 문을 열자마자 둘을 반기는 것은, 알바생의 인사가 아닌 지선의 식욕을 더욱 끌어올리는 자극적인 컵라면 냄새.

 

지선의 머릿속은 컵라면 냄새를 맡자마자 배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지선아, 넌 뭐 살거야?”

 

...... ...”

 

 

빵 하나라도 먹고 싶지만 지선은 배고픈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음료수가 있는 냉장고로 향했다, 이미 들켰는데 말이다.

 

 

...... 그냥 음료수 살려고 너는...?”

 

나도 음료수 살려고, 다른 건 안사도 돼? 과자 같은 건?”

 

...괜찮아! 마실거만 있어도 충분해

 

 

꼬르르르르륵.

 

전혀 충분할거 같지 않을 지선의 위장.

 

성아는 배고픔을 숨기고 싶어하는 지선을 위해 자연스럽게 빵이 있는 진열대로 갔다.

 

 

지선아! 이 빵 먹어봤어? 이거 엄청 맛있는데!”

 

...? 아니 안먹어봤어...”

 

 

성아의 손가락이 향한 곳에는 슈크림과 단팥이 함께 들어있는, 누구나 좋아할 만한 빵이 놓여있었다.

 

 

이거 먹어볼래? 진짜 추천할게!”

 

...아냐... 괜찮아!!”

 

.... 먹어도 후회 안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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