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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24화

본문

바닥에 엎드려 울고 있는 권찬과 주저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고 있는 다영.

 

귀신이 성불된 것은 귀신 본인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둘에게는 아들을 잃은 느낌을 한 번더 느끼는 것과 똑같다.

 

그러니 당연 슬픔에 빠질 수 밖에.

 

 

이 인간 때문이야... 이 인간 때문에 또 찬영이를 잃었어...”

 

 

주저 앉아있던 다영이 몸을 일으키며 엄청난 살기로 권찬을 바라봤다.

 

다영에게서 흘러나오는 이상한 기운.

 

 

아주머니 진정하세요!! 지선아 저렇게 두다가는...”

 

, 악귀가 될거야

 

 

사실 지선은 악귀로 변하는 귀신을 직접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어렸을 적, 단 한번이지만 코 앞에서 자신을 유혹하는 악귀를 마주쳤을 때 느낀 그 기분을, 현재 다영에게서 느껴 악귀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지선은 엎드려 울고 있는 권찬에게 다가가 상황을 알렸다.

 

 

아저씨! 빨리 일어나서 자리를 피하세요!!”

 

..갑자기.. 무슨..”

 

설명하자면 긴데, 지금 다영 아주머니가 찬영이가 성불해서 사라진 거에 충격을 받아서 악귀가 될려고 해요, 그리고 찬영이가 사라진게 아저씨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아저씨를 해칠려고 해요!”

 

...악귀? 다영이가?!”

 

, 일단 저희가 어떻게든 말로 설득할게요

 

 

지선은 다영의 목표가 권찬이란 것을 알고 권찬에게 경고를 한 후 도망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망가지 않고 악귀가 될려는 다영의 기운을 느낀 것인지, 다영이 있는 허공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

 

 

아저씨!!”

 

 

꿈쩍 않는 권찬을 향해 지선이 소리를 질렀지만 들은채도 하지 않았다.

 

 

진짜 이러다 큰일 나겠어, 지선아!!”

 

알고 있어, 우리가 어떻게든 해야지

 

 

지선은 권찬을 자신이 끌어들였다는 생각에 다영을 막을 방법을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 상황.

 

지선은 할머니처럼 무당도 아닌데다, 악귀를 쫓아 냈을 때 쓰던 소금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할 수 있는 건 말로 설득하는 방법, 하지만 분노로 가득차 악귀로 변해가는 다영이 지선의 말을 들을지는 미지수다.

 

 

"찬영이 돌려내.... 내 아들 돌려내라고!!!!“

 

아주머니!! 일단 진정하세요, 잘 생각해봐요 찬영이가 성불한게 아저씨 때문은 아니잖아요

 

죽기 싫으면 비켜

 

 

막 뱉어내는 말이 아닌 진짜 죽일 듯이 말하는 다영, 하지만 다정은 지선을 지키기 위해 다영의 앞을 가로막으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안돼요!! 아주머니도 아시잖아요, 저희 건드리면 성불 못하는거

 

알아, 어차피 상관 없어... 난 성불 안해도 돼

 

 

분노의 가득차 있는 다영은 권찬에게 복수할 수만 있으면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 없었다.

 

 

아저씨가 그런게 아니예요! 찬영이가 원했던 걸 이뤄서 성불한거예요! 찬영이는 마지막을 행복하게 보낸거라고요!!”

 

저 인간이... 우릴 죽이지만 않았어도... 이럴 일은 없었어!!!”

 

 

다정과 지선이 계속해서 설득을 해보았지만 다영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극만 됐을 뿐, 다영은 순간 소리를 지르며 떨어져 있던 권찬을 향해 날아가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커억...”

 

 

보이지 않는 무언가 자신을 죽이려하는 상황, 권찬은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강하게 자신의 목을 조르는 느낌을 받아 본능적으로 양 손이 목을 향했다.

 

 

...다영아...”

 

죽일거야....”

 

 

권찬의 목소리는 다영에게 들리지만 다영의 목소리는 권찬에게 들리지 않는 상태, 하지만 다영의 생각이 어떤지 권찬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없어서 일까, 보통 목이 졸리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손이 자신의 목을 향하는게 당연한 것인데.

 

권찬은 자신의 목이 아닌 다영의 얼굴이 있을 법한 곳에 손을 내밀었다.

 

 

... 커억... 다영아...”

 

죽어...죽어...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진짜 이러다 아저씨 죽겠어! 내가 몸으로라도 말려야지

 

안돼! 그러다 너도 잘못되면? 그럼 더 큰일 난다고

 

 

지선은 다영에게 다가가는 다정을 급하게 말렸다.

 

귀신은 사람에게 사람은 귀신에게 직접 피해를 줄 순 없지만, 같은 영혼인 귀신끼리는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지선이 할머니에게 들은 정보로는, 그 상대가 악귀라면 평범한 귀신은 성불도 못하고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다정까지 사라지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럼 어떻게 해!!”

 

어떻게 하긴, 말로 해야지... 아주머니!! 아직 제 말 들리죠?”

 

 

지선은 자신도 해를 입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다영에게 다가가 말을 건냈다.

 

 

죽어죽어죽어

 

아주머니! 잘 생각해보세요, 분명 아저씨가 두 분에게 그런 짓을 한 건 잘 못한게 맞아요, 하지만 찬영이가 성불한건 아저씨 덕분이잖아요

 

닥쳐...”

 

아줌마는 왜 그렇게 이기적이예요!!”

 

...?”

 

왜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만 할려고 하냐고요!”

 

내가 이기적이야...? 개소리 하지마!!!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만 하는 쓰레기는 이 새X!! 내가 이기적이라고? 내가?!”

 

, 찬영가 성불한거 때문에 아저씨한테 그렇게 화를 내는 거잖아요! 아줌마는 찬영이가 성불한게 싫어요? 찬영이가... 죽어서라도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소원을 이뤘는데, 그게 그렇게 마음에 안드냐구요!”

 

아니야.... 찬영아....”

 

아저씨는 그 일이 있은 후로 어떻게든 아줌마랑 찬영이에게 사과를 하고 싶어서, 잘 못을 빌고 싶어서, 한을 풀어주기 위해 여기까지 왔어요, 눈에 안보여도 두 사람이 있다는 말 하나만을 믿고 이러고 있다고요

 

닥쳐!!!”

 

 

소리를 지르자 다영은 더 강하게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권찬은 누가봐도 죽을거 같다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손은 정반대였다.

 

자신의 목이 아닌 허공을 향해 뻗는 손.

 

목이 졸려가며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지만, 있는 모든 힘을 쥐어짜내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 다영아... 이제... ...분이 조금 풀려?”

 

 

보이지는 않지만 느낌적으로 다영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마지막으로 고통스러운 표정이 아닌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었다.

 

 

..우리 찬영이... 커억.... 먼저 가서 자... 잘 돌...봐줘...”

 

 

긴 고통의 시간 끝에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권찬, 하지만 아직 죽을 때가 아닌가 보다.

 

목을 고통스럽게 조여오던 압력이 사라지고 온 몸에 산소가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 .... 이제 와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건데... 그 때 그러지 않았으면 잘 살고 있을거 아니야!!!”

 

아주머니...”

 

 

권찬의 목을 조르던 다영은 조금 떨어져 바닥에 주저 앉아 지난 기억을 회상하면 울기 시작했다.

 

그 때 만약 가사원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권찬 몰래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했더라면, 수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가고 후회로 가득찼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영의 잘못은 조금도 없지만, 권찬을 죽일 수 없던 다영은 이제는 권찬의 탓이 아닌 자신의 탓을 하기 시작했다.

 

 

쿨럭!! 쿨럭!! 하아...... ..야 다영이가... 다영이한테 무슨 일 있니...?”

 

아주머니가... 악귀가 되지 않았어요

 

..어떻게... 분명 내가 죽도록 미웠을 텐데...”

 

아마... 아저씨를 용서할 순 없지만, 싫어할 수도 없는거 같아요

 

아냐... 다영아... 날 죽여! 난 죽어야해... 그래야... 네가 성불하잖아...”

 

 

권찬은 흐느끼며 어딘가에 있을 다영에게 자신을 죽이라 다그쳤다.

 

하지만 다영의 마음은 이미 바뀌었는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해...? 내가 저 자식을 죽이는게 맞는걸까? 아니면... 잊어야 할까?”

 

 

머릿속이 혼란으로 가득차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지도 알지 못하는 다영.

 

그때 다정이 다영에게 다가가 말했다.

 

 

죽이지도 말고, 잊지도 말고 아주머니가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

 

아주머니 말대로 권찬 아저씨는 큰 벌을 받아야 마땅해요, 하지만 절대 죽이는건 답이 아니예요, 그렇다고 아저씨가 했던 일들은 절대 잊혀져서도 안돼요, 그러니... 힘들겠지만, 정말 힘들겠지만... 성불해서 찬영이를 만나기 위해서, 아저씨를 용서하세요

 

그럼... 내 마음이... 답답한 심정이 조금이나마... 풀릴까?”

 

그건... 확신할 수 없지만, 조금이나마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지선이가 아주머니의 말을 대신 전해줄테니 하고 싶은 말, 해야 하는 말 여기서 전부 다 하세요

 

전부 다...”

 

 

억울하게 죽어 지금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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