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Enable JavaScript!
Mohon Aktifkan Javascript![ Enable JavaScript ]
  • 글이 없습니다.
  • -자신의 글을 광고해보세요!
연재소설 분류

22화

본문

액자 두 개와 함께 놓여있는 국화 꽃.

 

누구든 보자마자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

 

지선은 사진에 있는 두 사람이 다영과 찬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의심을 받지않기 위해 권찬에게 물었다.

 

 

...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누군지 물어봐도 될까요...?”

 

“.... 아내랑 아들입니다, 몇 년전에 죽었죠.... 나 때문에...”

 

, ...죄송합니다

 

 

지선은 이미 다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본인의 잘못으로 죽었다는 말을 하자, 왠지 죄책감이 살짝 들었다.

 

 

괜찮습니다... 다 제 잘못인데요, 아무리 찾아도 옛날에 찍은 사진 밖에 없더군요

 

 

보통 영정사진 같은 경우 그 사람이 죽기 얼마 전의 모습이 찍혀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놓여있는 것은 8년 전의 사진.

 

분명 불화가 생기기 전, 마지막 행복한 시절의 사진일 것이다.

 

그 후로는 사진을 찍을 이유가 없었으니.

 

 

... 다 보셨습니까?”

 

...아 네...”

 

그럼 이제 가주시죠...”

 

!! 빨리 가자!! 더 이상 이딴 곳에 있기도 싫고, 저 인간 얼굴 보기도 싫어

 

좀 더 있으면 안돼요? 아빠 본지 얼마 안됐는데...”

 

더 있긴 뭘 더 있어! 시간 없어!”

 

 

극명히 갈리는 둘의 반응.

 

하지만 지선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좀 더 있기로 했다.

 

다정에게 들은 정보로는 아무리 물어도 다영의 기억 속엔 좋은 추억은 이미 없다는 것.

 

그러니 마지막 희망인 다영, 본인 앞에서 권찬의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안돼요

 

...?”

 

제가 아까 말했죠? 여기 온 목적은 혼자 사시는 분들, 잘 지내시지는 확인하러 왔다고요, 그런데 아무리봐도 잘 지내시는거 같지는 않네요

 

그래서 어떻게 하시기라도 하게요?”

 

당연하죠, 힘든거 있으시면 다 털어놓으세요, 혼자 감당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 별 미친 사람을 다 보겠네,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당장 나가세요

 

아뇨, 안나가요

 

안나가시면 억지로라도 쫓아내야죠

 

 

역시 말로 해서는 안된다.

 

지선은 아픈 곳을 건드리기는 싫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큰 결심을 하고 입을 열었다.

 

 

억지로라면 어떻게요?”

 

힘으로라도 쫓아내야지

 

힘이라면 혹시... 옛날에 아내분과 아들한테 그랬던 거처럼요?”

 

“......? 방금 뭐라고 했어

 

자신이 잘 못 들었는지, 지선이 한 말을 다시 물었다.

 

지선은 방금 한 말이지만 다시 말하기는 더 힘들어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말을 내뱉었다.

 

 

아내 분이랑 아들이 어쩌다 돌아가셨는지 알아요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뉴스에서 봤어요

 

...... 너도.... 날 괴롭히러 왔구나...”

 

 

권찬은 주먹을 꽉 쥐고 지선에게 다가갔다.

 

높이 올라가는 오른 손.

 

 

저 인간이 또...”

 

아빠!! 누나 때리면 안돼요!!”

 

 

다영과 찬영은 또 다시 폭력을 행사할까 걱정했지만, 정작 다정은 걱정하지 않았다.

 

흔들림 없이 권찬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지선의 눈을 보고 지선에게는 계획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자신을 향해 날릴려는 주먹을 두고, 권찬의 눈을 꿋꿋이 쳐다보는 지선.

 

그런 지선의 패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의 과거가 떠올라 죄책감이 들어서였을까 권찬은 주먹을 내리고 뒤로 물러선 후 바닥에 주저 앉았다.

 

자신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 알고 있었던 걸까.

 

 

방금 한 말은 잊을테니, 당장 나가

 

아뇨, 안나갈거예요

 

 

절대 물러서지 않는 지선.

 

 

도대체... 왜그래... 나한테 왜그러냐고... 넌 아무 상관 없잖아!!”

 

상관 있어요

 

? 니가 무슨 상관이 있는데? 내 일이랑 무슨 상관 있냐고!!”

 

부탁을 받았어요, 그러니 저도 상관 있어요

 

부탁...? 무슨 소리야, 누가 너한테 나 좀 감시하라고 돈이라도 줬어?!”

 

아뇨, 아저씨에게 복수하는 걸 도와달라고 찾아왔어요

 

? 복수? 외가 쪽에서 너 같은 고등학생한테 복수하는 걸 도와달라고 했다고?”

 

외가 쪽이 아니라, 아저씨의 아내 분하고 찬영이가 직접 찾아와서 말했어요

 

 

거짓 없이 솔직히 말하는 지선, 그렇게 말한 이유는 그래야만 말을 해줄 거 같아서였다.

 

 

니가 찬영이 이름을 어떻게 알아?!”

 

말했잖아요 찾아 왔다고, 저 사실.... 귀신을 볼 수 있어요

 

“... 크크크크크크, 그냥 정신나간 어린 애였구만

 

아니예요!! 정신도 멀쩡하고! 어린 애도 아니예요!! 다영 아줌마랑 찬영이가 와서 부탁했어요, 한을 풀어달라고, 그래야 성불하니까요 지금도 옆에 있어요 아저씨는 안보이겠지만

 

....? 옆에 있다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마, 그럼 어떻게 증명할건데

 

아저씨, 어린 시절 형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그래서 그거 때문에 정신병원도 다녔잖아요

 

“... 그건 이미 다들 알고 있어, 뉴스에 나온거야...”

 

그리고 그 정신병 때문에 다영 아줌마를 의심했잖아요, 가정부 일 하러 갔는데 바람폈다고, 본인 자식인 찬영이를 다른 사람 아이라고... 그런 말도 했잖아요!!”

 

“....”

 

 

뉴스에도 나오지 않은 이야기, 권찬은 지선의 말을 듣고 믿기로 생각했다, 아니 믿고 싶었다.

 

진짜 영혼의 상태로 곁에 있는거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사죄하고 싶어서, 용서를 빌고 싶어서.

 

 

그럼.... 나 어떻게 해야해...?”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비세요

 

“... 그러면 용서해줄까?”

 

몰라요, 그건 다영 아줌마랑 찬영이의 몫이니까

 

 

권찬은 무릎을 꿇고 다영과 찬영의 사진이 있는 곳을 향해 엎드려 빌며 용서를 구하기 시작했다.

 

 

...내가 미안해... 내가 미쳤었나봐, 당신 덕분에 행복했었는데... 당신이 날 행복하게 만들어줬는데... 난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었어.... 용서하라고는 하지 않을게... 그냥 내 말 좀 들어줘...”

 

 

뒤에서 권찬의 진심을 듣고 있는 다영과 찬영, 찬영은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권찬을 용서했지만, 다영은 그러지 않았다.

 

 

아빠... 왜 울어...? 울지 마...”

 

 

권찬과 함께 울고 있는 찬영.

 

 

내가... 이딴거 볼려고 여기 온 줄 알아?!”

 

 

순간 다영이 소리를 지르자 주변에 물건이 조금 흔들렸다.

 

 

...아주머니 일단 진정하세요!”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갈거야!”

 

 

권찬의 말을 듣고 용서가 아닌 복수심이 더 크게 타올랐다.

 

자신에게 한 짓을 그저 말 뿐인 사죄로 때울려했기 때문일까.

 

다영은 화를 낸 후 집 밖으로 나가려다 잠시 멈췄다.

 

다영의 사진 뒤에 놓여있는 결혼 반지와 찬영의 사진 뒤에 놓여있는 돌반지, 그리고 그 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약 봉지들.

 

권찬은 이미 약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리고 물건이 흔들려도 미동도 없이 엎드린 상태로 말을 이어나가는 권찬.

 

관련자료

번호
연재 목록
날짜
조회
추천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