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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21화

본문

그 날 밤, 화가 난 권찬은 집에 들어오지 않고 밤 새 공원 벤치에 앉아 술에 취한 상태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아무리 병X 같아도 바람을 펴? 잘해주진 못해도 못하진 않았잖아

 

 

집을 나온 후부터 혼자서 술을 마시며 독백을 한지 한참이 지나 결국 날이 밝았다.

 

평소라면 출근 준비를 해야하지만 권찬의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결국 출근은 포기.

 

권찬은 먹다 남은 술을 들고 집에 들어왔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집.

 

권찬은 술에 취한 상태로 거실을 지나 안방 문을 열었다.

 

곤히 자고 있는 다영과 찬영.

 

엄마와 돌 지나지 않은 아기가 자고 있는 모습.

 

누가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지만 권찬은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아니 그러지 못했다.

 

형으로 인해 얻은 정신병, 피해망상 때문에 여러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난 고생하는데 지들은 퍼질러자? 내가 고생해서 번 돈으로 다른 남자를 만나? 그래 이 애도 내 애가 아닐거야

 

!! 남편이 들어왔는데 인사 안해?!”

 

으음... 갑자기 왜 소리를 질러...”

 

 

권찬의 윽박에 놀란 찬영이 큰 목소리로 울기 시작해 집 안은 금방 소리로 가득 찼다.

 

 

퍼질러 자기만 할 줄 알고...”

 

당신 때문에 찬영이 놀랐잖아, 찬영아 괜찮아 착하지

 

 

울고 있는 찬영을 조심스럽게 달래기 시작하자, 권찬의 입에서 끔찍한 말이 나왔다.

 

 

걔도 나말고 그 남자 애 아냐?”

 

...? 방금... 뭐라고 했어?”

 

걔도 나말고 그 남자랑 해서 나은 애 아니냐고!!!”

 

그만해, 도대체 왜 그러는데? 내가 말했잖아 그냥 가정부로 일하고 나온거라고!!”

 

증거는? 그 남자랑 바람핀게 아니란 증거 있어?”

 

 

바람피지 않았다는 증거, 세상에 있을 수 없다.

 

알리바이를 찾는것도 아니고, 하지만 어떤 말을 해도 권찬은 믿지 않으려 했다.

 

 

내가 몇 번을 말해!! 왜 내 말을 못 믿는데!!”

 

“X, 진짜...”

 

? 너 방금 욕 했어?”

 

내 입으로 내가 욕하겠다는 네가 왜 지X이야!”

 

당신, 애 앞에서 계속 그딴 말 할거야?”

 

X !”

 

 

또 다시 나온 욕과 함께 피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붉어진 다영의 뺨, 그리고 그 위로 흘러 내리는 눈물.

 

지금 당장 권찬에게 친자확인서를 내밀어도 권찬은 당연히 믿지 않은 것이 뻔하다.

 

 

도저히 못 참겠어... 나 집으로 갈래, 우리 이혼해

 

? 감히 네 입에서 이혼이란 말이 나와? 말해도 내가 말해야지! 다른 남자랑 바람 핀 주제에!!”

 

 

이번엔 다영의 복부를 향해 발길질을 하는 권찬.

 

다영은 복부를 발로 차여 중심을 잃고 찬영을 안은 채로 바닥에 쓸어졌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 발길질.

 

쓰러진 다영을 향해 발길질은 계속 되었고, 다영은 찬영을 보호하기 위해 찬영을 아래에 두고 감쌌다.

 

 

“X!!X!!X!!X!! 허억... 허억....”

 

 

권찬의 폭행이 시작된지 몇분이 지나서야 거친 숨소리와 함께 발길질이 멈췄다.

 

 

, 나 돌아왔을 때 집에 없으면 죽인다, 그리고 휴대폰은 앞으로 쓸 생각하지마

 

 

다영에게 경고를 날리며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는 권찬.

 

그리고는 유유히 다시 집을 나섰다.

 

 

하아...하아... 찬영아... 괜찮아...? 엄마가 미안해...”

 

 

이제 집에는 찬영의 울음 소리만이 들렸다.

 

 

*****

 

 

그로부터 약 7년이 흘렀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

 

똑같은 남편의 술주정, 똑같은 남편의 폭력.

 

다영은 점점 피폐해져 이젠 말할 힘도 없었고, 이제는 찬영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사라졌다.

 

주위 사람에게 연락할 방법도 없는 채로 집에 갇혀 산지 7.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된게 찬영 때문이라는 생각까지 했으며, 권찬을 죽이거나 자신이 죽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마음에 남은 가족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그 후가 두려워서일까 다영은 도저히 실행에 옮기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X... ! 밥 안차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게 둘이나 있으니 집 꼬라지가 이렇지

 

 

지금까지 들었던 수많은 욕설에 익숙해졌는지 다영은 아무렇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일은 도저히 참지 못했다.

 

자신을 때리는 것은 상관없어 했으나 권찬이 찬영을 때릴려하자 다영은 몸을 날려 권찬을 저지했다.

 

 

그만해!!”

 

저리 꺼져!!”

 

 

권찬은 자신을 저지하기 위해 달라붙은 다영을 힘껏 밀쳤다.

 

그 순간 쾅하고 집 안 전체에 울리는 굉음.

 

하지만 듣지 못했는지 권찬은 굉음이 울린 곳을 보지 않고 찬영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집 안에는 권찬의 숨소리만이 들렸다.

 

 

허억...허억... 쓸모없는 새X들이...”

 

 

권찬은 심호흡을 한 후 다영에게 욕을 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그 곳에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욕을 할 대상이 없기 때문이였다.

 

권찬은 바닥에 주저 앉아 기겁을 하며 반대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 으아아아!!”

 

 

권찬의 눈에 들어온 것은 붉은 피를 머리에서 흘리며 쓰러져있는 다영.

 

자신이 다영을 죽였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었는지, 다영의 시체를 보고 몸을 반대쪽으로 돌렸지만 그 곳에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찬영이 있었다.

 

 

으아아아아악!!”

 

 

분명 자신이 한 행동으로 인해 생긴 일이지만 사람을 죽였다는 것은 믿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냐... 내 잘 못이 아니야... 다 니들 때문이야...”

 

 

끝나지 않는 남 탓.

 

자신이 죽인 두 사람을 보고 패닉에 빠졌지만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지, 권찬은 살해현장을 들키지 않기 위해 몸을 일으켜 시체를 옮기기 시작했다.

 

시체를 욕조에 둔 후, 흥건하게 남은 피를 닦으려 집 안에 있는 수건을 가져오려 할 때, 권찬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찰 사이렌 소리, 옆 집에서 권찬이 경악하는 소리를 듣고 신고를 했다.

 

 

안돼.... 안돼....”

 

 

권찬은 황급히 몸을 숨길 곳을 찾았지만, 좁은 집 안에는 성인 남성 한 명이 숨을 곳은 없었고, 뒷 문도 없어 도망갈 곳은 현관문 뿐이였다.

 

하지만 곧바로 들려오는 경찰의 목소리.

 

 

계십니까?! 신고 받고 출동했습니다!!”

 

안돼... 안돼!!’

 

문 안여시면 부수고 들어가겠습니다!!”

 

 

그렇게 도망갈 곳 없던 권찬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로 인해 현장에 체포되었고 재판을 받아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

 

 

... 죽고 난 후 그 새X 재판하는 곳에 가서 어떻게 됐는지 들었는데, 이렇게 마무리됐다네?”

 

... 확실히 복수하고 싶긴 하겠네요

 

그렇지?!”

 

그래도 정말 복수하는게 최선일까요?”

 

? 그럼 복수가 최선이지 뭐 다른게 있어?”

 

다시 생각해 봐요, 아주머니가 진짜 바라는게 복수인지, 어떻게든 계획한대로 복수 했다쳐요, 그래서 속이 시원해질까요?”

 

말하고 싶은게 뭔데?”

 

...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잖아요, 진짜 바라는건 복수가 아니라 진심으로 사과 받는게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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