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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19화

본문

5일간의 평일이 끝나고 드디어 찾아 온 토요일.

 

하지만 지선에게는 토요일도 쉬는 날이 아니다.

 

일요일에 있을 성아와의 시간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오늘 하루 마지막 2명의 귀신을 성불 시켜야 한다.

 

그렇기에 지선은 평일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남은 2명의 귀신을 만나러 외출을 했다.

 

 

자 지선아 마지막으로 남은 두 분이셔

 

 

이제는 지선의 매니저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는 다정.

 

 

안녕?”

 

 

지선은 다정이 가리킨 두 명의 귀신을 보고 8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남자 아이 귀신에게만 인사했다.

 

평소라면 누구에게나 깎듯이 인사를 했겠지만, 지금 지선의 눈 앞에 있는 아주머니 귀신에게는 인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며칠 전 있었던, 수 십명의 귀신들이 지선에게 찾아 와 한을 풀어달라 부탁한 날 있었던 일.

 

그 날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아 귀신들은 지선의 부모님에게 피해를 가한다고 협박을 했다.

 

그 때 귀신들을 선동하고 협박을 주도하던 귀신이 바로 지금 앞에 있는 아주머니 귀신.

 

지선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존재다.

 

지선은 남자 아이 귀신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그래, 난 김지선이라고 해 넌?”

 

저는... 박찬영이예요

 

 

어른이나 자기 또래 사람들과 대화 하는건 불가능에 가깝지만, 어린 아이를 대할 때만큼은 다정과 비슷한 정도인 지선.

 

 

찬영아, 너는 어떤 일 때문에 귀신이 됐어?”

 

지선아, 잠깐

 

뭐야 무슨 일인데

 

다름이 아니라, 저 남자 애랑 저기 아주머니 귀신 있지? 둘이 어머니랑 아들 사이거든

 

저 둘이? 그럼 한을 같을 수도 있겠네?”

 

... 여기서 좀 어려워지는데, 일단 둘이 죽은 원인이 같더라고

 

어려워 진다니, 한이 뭐길래

 

일단 저 아주머니랑 남자 애랑 둘 다 같은 날에... 남편한테 맞아 죽었데

 

? 그럼... 가정폭력?”

 

맞아

 

 

인간이 살면서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중 하나인 폭력.

 

그것도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아니 사랑한다면 폭력을 휘두르지 않을 터, 사랑의 매라든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때린다는 건 말이 안된다.

 

사랑한다면 오히려 보담아 주는 것이 옳다.

 

그런데 분명 사랑하기 때문에, 영원히 함께 하고 싶기 때문에 가정을 꾸린 것이 분명한데.

 

자신의 아내에게 자신의 혈육인 아들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폭력을 일삼는 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가족이라면 형제이든 자매이든, 나이 차이가 얼마가 나든 간에 같은 사람이며 동등하게 대해주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자신보다 어리다는 이유로 가족을 낮게 여기고 하찮게 여겨 대든다는 이유로 폭력을 일삼는 인간.

 

아니 대든다라는, 말대답 한다는 이유를 붙이는 것이 이미 그 사람을 급이 낮게 여기며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는 쓰레기란 것.

 

그 피해자가 바로 지선의 눈 앞에 있다.

 

 

그럼 그 아저씨한테 복수해야 한다는 거잖아, 좀 어렵긴 하네

 

아냐, 그거 때문에 어려운게 아니라, 저 둘이 한이 다르다는 거야

 

? 복수하는거 아니야?”

 

아주머니는 복수가 맞는데, 저 남자 애는 복수가 아니라 그냥 다른 가족처럼 다같이 놀고 싶을 뿐이래

 

 

어린 아이가 간절히 바라는 순수한 소원.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바랄 수 있는 소원.

 

어른이라면 자신이 당한 것이 억울해 복수를 원하겠지만, 다른 가족들처럼 웃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로 만족하는 것이 어린 아이의 순수함이다.

 

하지만 그 순수한 어린 아이의 소원을 이뤄주지는 못한다.

 

이미 죽은 귀신이라 함께 보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폭력을 일삼는 그런 악마가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뉘우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차라리 아주머니 귀신의 한인 복수를 하는게 더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복수라는 것도 어떻게 복수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찬영아, 너는 너랑 엄마랑 아빠랑 같이 있는게 소원이야?”

 

! 아빠랑 엄마랑 같이 놀이동산 가고 싶어요!”

 

참 나, 그런 쓰레기랑 뭐? 놀이동산? 당장 죽여도 못자란 놈한테

 

저 아주머니 애 앞인데 조금만 돌려서 말하시면 안될까요?”

 

내가 그 새X 욕 하는데 뭔 상관이야

 

 

자식 앞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뱉어버리는 욕.

 

다정은 그런 모습을 보고 부탁을 했지만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선은 부탁 따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받은 대로 돌려줄 뿐.

 

 

아줌마, 한 번더 애 앞에서 욕 하면 영원히 성불 못 할줄 알아요

 

... ! 알았어!”

 

 

짜증이 잔뜩 섞인 말투.

 

평소의 지선이라면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그 동안 많은 귀신과 사람을 만나서인지 어린 아이, 특히 자기 자식에게 욕을 하는 아주머니 귀신을 보고 참지 못했다.

 

 

, 둘 다 진정하시고, 그럼 어떻게 할까요? 찬영이가 원하는건 가족이 다같이 좋은 시간을 보내는거고, 아주머니가 원하는건 남편 분에게 복수하는 거잖아요

 

어떻게 하긴 복수 해야지, 계획은 내가 다 짰으니 맡겨둬

 

잠깐, 너 이리 와봐

 

 

지선은 다정을 불러 모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조용히 대화를 나눴다.

 

 

너 진짜 저 아줌마가 바라는대로 할거야?”

 

... 어떻게 할까, 아줌마가 바라는대로 하는게 현실성이 있긴 한데, 그렇게 하면 아줌마만 성불하고 찬영이 홀로 남겨져, 그러면 찬영이는 성불 못하고

 

마음에 안들기는 한데... 찬영이가 불쌍하니 일단 시간을 끌자

 

시간? 혹시 무슨 작전이라도 있어?”

 

그건 아닌데, 그래도 찬영이까지 같이 성불시켜 줄려면 둘의 한을 통일 시키는게 가장 좋지

 

그럼 찬영이의 한을 아줌마에게 맞추는거 보단, 아줌마의 한을 찬영이에게 맞추는게 맞겠지?”

 

그게 가장 좋겠지, 힘들거 같긴 하지만

 

 

확실히 어린 아이의 머릿속에 친아버지를 향한 복수심을 심어주는 것보단, 복수심 가득한 아줌마의 머릿속을 용서로 채우는게 더 낫다.

 

지선과 다정은 아주머니 귀신의 계획을 따르는 척하며 대화를 나눠 복수심을 없애기로 했다.

 

 

! 언제 가! 시간 없어!”

 

진짜 여기서 끝낼까

 

지선아, 찬영이를 위해서만이라도 참자

 

 

둘은 한숨을 쉬며 아주머니 귀신의 작전에 대해 물었다.

 

 

그래서 아줌마 작전이 뭔데요

 

간단해, 그 새X한테 당한만큼 갚아줘야지 남은 인생동안 죽고 싶어도 못 죽게 할거야

 

저 아주머니, 모르시는 거 같아 말씀드리는데요, 저희 같은 귀신은 살아있는 사람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면 악귀가 돼서 영원히 성불 못하는거 아시죠?”

 

알고 있어, 그냥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얼굴 못 들고 다니게, 그 인간이 나한테 한 짓 사회에 다 알릴거야, 주위 사람들이 욕하게 낙인을 찍어 놔야지

 

저 아줌마, 저는 범죄자 되기 싫거든요?”

 

그 정도까지는 아냐, 그 새X 우리 둘을 패 죽여놓고 술 처먹은 상태에서 심신미약 때문에 고작 5년형을 받았거든, 이제 출소한지 3개월 정도 됬겠네, X같은 법

 

아줌마 제가 뭐라했죠?”

 

! 알았다고! 욕 안할게!”

 

그래도 5... 좀 그렇긴 하겠네요... 그럼 아주머니랑 찬영이가 귀신이 된 지...”

 

“6년 정도 됐나? 죽은 지 어느 정도 지나서 재판 받았거든

 

 

생각보다 오래 된 귀신의 삶.

 

영혼의 상태로만 있어 나이를 먹지 않아, 본인이 밝히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알 수 없다.

 

 

일단 알았어요, 그럼 뭐부터 하면 되죠?”

 

일단 집부터 찾아야해, 이사를 해서 어디있는지 모르거든, 그래도 통화 하는걸 조금 엿들어서 이 근처 동네로 이사 온 건 알아

 

그럼 출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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