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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17화

본문

평범한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현재 지선의 집 앞에는 수십명의 귀신들이 몰려있는 상태.

 

만약 지선처럼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이 광경을 봤다면 몸을 숨기거나 도망쳤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저주받은 귀신의 집.

 

 

나왔다!”

 

얘야! 제발 나도 성불 시켜줘!”

 

나도!”

 

나도 부탁해!”

 

나도!”

 

 

지선을 향한 무수한 요청.

 

 

...잠깐! 누구신데 이러는 거예요

 

...지선아, 나 무서워

 

 

둘이 당황하는 사이 귀신들의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

 

지선은 다시 집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도대체 뭐야...”

 

얼핏 들어보니 성불시켜 달라는거 같던데?”

 

성불? 그렇다면 저 귀신들도 소문을 듣고 왔단거야?”

 

...?”

 

으으... 내가 그 아저씨 도와주지 말자고 했지!!”

 

...미안해! 하지만 불쌍한걸 어떡해

 

그 아저씨 도와준 덕분에 내가 더 불쌍해졌거든!”

 

 

지선은 저 많은 귀신들이 모여든 이유를 알아차리고, 그 원인인 다정에게 화를 냈다.

 

 

..지선아, 일단 진정하고

 

어떡하지... 저 많은 귀신들을 어떻게 떼어놓지?”

 

... 하나하나 성불 시켜주면 되지 않을까?”

 

? 저렇게 많은 귀신들을 다?”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 너가 거절한다 해도 알겠습니다 하고 돌아가겠어? 성불시켜 줄 때까지 쫓아 다닐거 같은데

 

..아니면 쫓아다녀도 그냥 무시할까?”

 

감당 가능하겠어? 저렇게 많은데

 

..몰라... 무시하면 알아서 가겠지

 

 

지선은 심호흡을 한 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다시 한 번 들려오는 무수한 성불 요청.

 

 

얘야 제발 내 한 좀 풀어줘

 

나도 부탁해! 억울해서 이렇게는 못 죽겠어

 

나 먼저! 제발!”

 

 

지선에게 다가가 양손을 모은채로 비는 귀신들.

 

하지만 지선은 다정을 무시했던 것처럼 귀신들 사이로 빠져나갔다.

 

제발 그냥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꾸도 하지 않은채 학교로 향했다.

 

하지만 그게 통하겠는가, 귀신들은 지선의 앞으로 와 무릎을 꿇기까지 했다.

 

게다가 지선이 아닌 다정에게 부탁하는 귀신까지 있었다.

 

 

너 쟤 친구 아냐? 너가 부탁 좀 해줘

 

? 저한테 그래봤자...”

 

그래 친구면 부탁 좀 해줘라

 

 

귀신들은 인간에게 물리적으로 간섭을 할 순 없지만, 같은 귀신인 다정은 간섭할 수 있다.

 

귀신들에게 둘러싸여 오도 가도 못한 채로 살려달라는 다정.

 

 

...지선아! 살려줘!”

 

 

살려달라는 다정의 말을 듣고 순간 멈칫 했지만 무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지선은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애원하는 귀신들과 다정을 무시한 채로 계속 걸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들려오는 한 아주머니 귀신의 목소리.

 

 

잠깐! ... 일부러 우리 무시하는거 같은데 우리도 다 방법이 있어, 우리가 귀신이라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는 없지만 조금 아프게는 할 수 있지

 

 

조금 아프게 한다는 것은 바로 어깨에 올라타 결리게 만들거나 한기를 몰고 와 감기에 걸리게 만드는 것.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저렇게 많은 귀신들이 뭉친다면 피해가 꽤 클 수 있다.

 

아주머니 귀신의 말을 들은 지선은 몸을 돌려 반박했다.

 

 

흥 한 번 해보세요, 제가 아프면 당신들도 성불 못할텐데, 그러니 포기하세요 앞으로도 다 무시할거니까

 

언제 너 아프게 한다 했니?”

 

?”

 

여기 너희 집, 부모님이랑 같이 살지?”

 

?!”

 

 

선을 넘는 말, 절대 해서는 안되는 부모님 건들기.

 

지선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부탁하는 입장으로 와서는 자기 마음대로 안되니 부모님을 가지고 협박을 한다.

 

 

설마 부모님을 건드린다는 건가요?”

 

그래, 우리도 그러긴 싫지만 너가 안도와준다면 어쩔 수 없지

 

 

지선은 여러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을 가지고 협박하는 귀신에게 화가 났고, 이런 능력을 가진 자신에게 짜증이 났으며, 거절할 수도 없는 자신의 처지에 눈물이 났다.

 

지선은 양손으로 치마를 꽉 쥐고, 이를 갈았다.

 

 

진짜 너무해...”

 

, 어떡할래? 들어줄거야? 말거야

 

 

이제는 부탁이 아닌 완전한 협박조로 나오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선은 분에 차 눈물을 흘렸다.

 

그 때 지선 안아주며 위로 하는 다정.

 

 

잠시만요, 다들 지선이한테 부탁하는 입장으로 왔으면 너무한거 아니예요? 보니까 다들 귀신이라도 어느정도 나이 있으신 분들 밖에 없는데, 부모님을 건드린다니 마느니... 다들 그러다 잘 못해서 사고라도 나면 악귀로 변하는거 알면서

 

 

사람을 해하다 그로 인해 죽게되는 상황,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해를 가한 귀신을 악귀가 되고, 악귀가 된 귀신은 성불이 아닌 소멸 하게 된다.

 

귀신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야기, 다정은 지선을 만나기 전 다른 귀신에게 들었다.

 

 

..그래서 안 도와주겠다는 거야?”

 

계속 그런식으로 나오면 저희도 힘들죠, 부탁을 하러 왔으면 피해 가지 않게 예의를 차리는게 상식 아닌가요? 그래야 저희도 도와 드릴 마음이 생기죠

 

...알았어, 우리가 미안하다

 

똑바로 하세요!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끝나는게 아니잖아요!”

 

 

다정의 말을 들은 귀신들은 모두 꼬리를 내리고 머리를 숙여 사과를 했다.

 

지선은 꽉 진 손에서 힘을 빼고 다정을 바라봤다.

 

 

지선아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다정은 지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쓰다듬어봤자 몸이 관통해 아무 느낌도 들지 않지만.

 

 

그렇게 성불하고 싶으시면 한 명씩 차례대로 와서 사유를 말하세요, 한 명당 최대 1분씩만 시간 드릴거고, 지금 말고 나중에 점심 시간에 정리해서 오세요

 

그래.. 알았다

 

“......?”

 

 

다행이 다정 덕분에 상황이 정리됐다.

 

지선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결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저기 있잖아

 

? 지선아 이제 괜찮아?”

 

... 고맙긴 한데... 나중에 점심 시간에 오라니?”

 

? 아니면 학교 끝나고 오라 할까?”

 

아니... 그게 아니라 성불.... 시켜준다고?”

 

!”

 

“...... 그걸 그렇게 받아들이면 어떡해!”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걸!”

 

 

결국 모든 귀신의 원한을 듣고 성불시켜 줄 수 밖에 없는 결말.

 

지선은 자리에 주저 앉아 허공을 바라봤다.

 

 

... 큰일 났다

 

 

*****

 

 

점심 시간.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지선의 뒤로 쭉 이어져있는 귀신들의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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