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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10화

본문

다음 날 학교.

 

지선과 다정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문학 선생님을 찾기 시작했다.

 

 

!!! 드디어!!!! 지긋지긋한 첫 번째 임무를 끝냈어!!!”

 

그러게 좀 힘들긴 했어

 

이제 발 쭉 펴고 잘 수 있겠다!!!”

 

 

다정은 환호성을 지르며 문학 선생님에게 붙어 다니던 여자 귀신을 찾고 있었다.

 

혹시 시간을 너무 오래 끌어 그 사이 다른 사람에게 붙어 다니지는 않았나, 걱정했지만 다행이 문학 선생님의 희생으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다정은 여자 귀신을 발견하고는 곧 바로 날아가 임무 결과를 보고 했다.

 

 

저기요!!”

 

? 뭐야, 무슨 일이야?”

 

후후, 놀라지 마세요 저희가 그 남자의 집 주소를 알아 냈다구요!!”

 

정말? 아무리 기다려도 찾았다는 이야기가 없길래 그냥 잊고 있었는데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확실하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 알았어, 그래서 주소는?”

 

여기예요

 

 

지선은 귀신이랑 대화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보면 무슨 소문이 퍼질지 알고 있어, 두 귀신 사이에서 혼자 휴대폰을 보는 척 하다 메모해둔 집 주소를 여자 귀신에게 보여줬다.

 

 

그래 여기란 말이지? 좋아 넌 죽었다, 아 근데 어떻게 알아냈어?”

 

후우, 말도 마세요 지선이랑 둘이서 며칠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정은 남자를 찾기 위해 며칠 동안 있었던 일을 신세한탄하듯 여자 귀신에게 말했다.

 

 

좀 힘들었지만 결국 찾아 냈습니다! 그럼 이제 선생님한테서 떨어지는 거죠?”

 

그래 약속이니, 근데 이 선생님을 왜 그렇게 고생하면서까지 도와주는 거야?”

 

불쌍하기도 하고, 힘든 사람을 보면 도와주는게 당연한거죠!”

 

불쌍하다라, 잘 모르겠네 오히려 이 상태로 두는게 더 좋을텐데

 

? 왜요?”

 

그런게 있어, , 이름이 지선이라 했니?”

 

? 아 네 맞아요

 

 

지선은 갑자기 여자 귀신이 자신을 부르자 벽을 본 채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네가 날 도와줬으니, 나도 좋은거 하나 알려줄게

 

좋은거요? 어떤건데요?”

 

문학이였나? 어쨌든 이 선생님 나한테서 벗어나게 한거 후회할 수도 있어?”

 

? 그게 무슨?”

 

나중되면 알거야, 그럼 난 약속대로 이 선생님한테서 떨어질게 이제 그 자식 괴롭히러 가야지, 고마웠어 그럼

 

 

여자 귀신은 지선과 다정에게 손을 흔들며 남자의 집 방향으로 벽을 통과하며 사라졌다.

 

 

우와 첫 번째 임무 완료네! 이제 남은 건 내 원한인가?”

 

싫어

 

 

다정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원한을 풀어달라며 어필했지만 지선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휙 돌아 반으로 들어갔다.

 

 

아 그러지말고 도와주라 지선아~”

 

 

둘은 사건을 해결하고 남을 미행하는 그런 일을 하는 수상한 사람이 아닌 평범한 학생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더 이상 매일 몇 시간씩 누군가를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원한을 가진 귀신을 더 이상 만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잠시 후 종이 울리며 아침 조례 시간이 되었다.

 

 

얘들아 안녕~”

 

안녕하세요 쌤~”

 

, 오늘도 예뻐요~”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자 학생들이 선생님을 다 같이 반겼다.

 

 

그래 고맙다, 오늘 전달 사항은... 너희 뉴스 봤지? 다른 지역에서 피해자 또 나온 거

 

네 봤어요

 

그래 우리 학교가 강제로 야자를 하지는 않으니 다행이긴 한데 혹시나 이중에 야자 하는 애들은 집에 갈 때 무조건 부모님하고 같이 가 알겠지? 야자 안한다고 해도 피씨방이나 노래방 간다고 집에 늦게 들어가지 말고

 

~”

 

그리고 오늘 동아리 활동 하는 날이지? 자기가 어떤 동아리인지 어디 가야하는지 확인 잘하고, 담당 선생님 피곤하지 않게 말 잘 듣고

 

~”

 

그래 오늘도 고생하고... 아 맞다! 그리고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무슨 귀신 이야기하고 다니던데 그런 이야기 막 하고 다니지마 어차피 헛소문이니까, 그럼 수고해~”

 

, 쌤도 수고하세요

 

 

학생들은 평소와 똑같이 조례를 끝내고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떠들기 시작했다.

 

그 와중 지선은 혼자 1교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선아 방금 선생님이 나가면서 했던 귀신 이야기 들은 적 있어?”

 

아니 난 처음 듣는데

 

 

지선은 관심 없는 듯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며 다정의 질문을 흘러 넘겼다.

 

하지만 다정은 괴담이 궁금했는지 다른 아이들의 대화를 몰래 엿들으며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야 괴담이라니, 우리 학교에 그런 것도 있냐?”

 

아 그거? 얼마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매일 밤 10시마다 옥상에서 사람이 뛰어 내린다는데? 게다가 한 번이 아니라 1시간 동안 계속 뛰어내린데, 그래서 사람이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나

 

그거 팩트임?”

 

몰라 야자 해본 적이 있어야지, 궁금하면 야자하는 애들이랑 같이 기다려 보던가

 

하겠냐, 그럴 시간에 롤이나 하지

 

 

다정은 호기심보다는 게임이 우선인 흔한 남학생들의 대화를 엿듣고 지선에게 괴담을 알려줬다.

 

 

그러니까 야자를 하는 애들이 밤 10시쯤부터 1시간 동안 계속, 귀신이 옥상에서 뛰어내려서 땅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고?”

 

!! ~ 무섭지 않아?”

 

아무리 봐도 헛소문인데? 상식적으로 진짜 귀신이라고 해도 부딪히는 소리가 어떻게 나, 너도 벽을 통과하고 다니잖아 게다가 여기 있는 펜도 못 집어 들고

 

... 아니면 악귀 같은게 아닐까? 왜 드라마나 영화보면 귀신이 악귀가 돼서 이승에 간섭을 할 수 있다, 이런 거

 

일단 네가 보인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돼긴 한데, 악귀라니 그건 소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 그런가, 그래도 좀 궁금하긴 하네

 

그렇게 궁금하면 혼자서 밤 10시까지 기다려 보던가

 

안돼, 밤에 혼자 학교에 있는건 무섭단 말이야

 

밤에 학교는 무섭다 라는 인식이 생긴 건 너랑 같은 귀신들 때문이면서

 

하지만 나 말고 다른 무섭게 생긴 귀신들이 나오면 어떡해!”

 

어떡하긴 친구 되는거지

 

그런 귀신이랑 친구라니....”

 

 

지선은 영화나 소설을 많이 읽어 괴담을 쉽게 믿을 것 같았지만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론을 읽은 적이 있어 오히려 괴담을 믿지 않았다.

 

물론 자신 앞에 있는 존재 때문에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론 또한 맹신하진 않았다.

 

지선은 다정이 들려준 괴담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동아리 리스트를 확인하기 위해 교실 앞 쪽으로 향했다.

 

 

지선아 네가 도서부였지? 도서부는 어디에 모이래?”

 

도서관이지 않겠어? 책 한 권씩 지참... 뭐 별 건 없네

 

? 벌써 확인 다 했어?”

 

더 확인할 게 있나?”

 

너랑 같은 도서부, 누가 있는지 확인 해야지

 

재미 없다고 나 말고 아무도 신청 안했을 걸?”

 

있는데?”

 

?”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는 지선을 멈춰세우는 다정의 한 마디.

 

지선은 잘 못 들었는지 다시 한 번 동아리 리스트를 확인했다.

 

 

여기 있네, 박성아

 

있다고? 뭐야 진짜네

 

... 내 말을 얼마나 못 믿는 거야

 

근데 누구지?”

 

 

지선은 다정의 말을 무시한 후 출석부를 펼쳐 박성아 라는 아이를 찾기 시작했다.

 

 

뭐야 너 아직도 반 애들 이름 못 외운거야?”

 

매일 사람 찾아 다닌다고 얼마나 바빴는데, 그런 너야말로 박성아 라는 애 모르잖아

 

모르긴 왜 몰라, 쟤 잖아 단발에 책 읽고 있는 애

 

 

지선은 다정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여학생의 얼굴을 확인하고 출석부와 대조하며 박성아가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네가 쟤 이름을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긴, 나도 이 학교에서 생활한지 꽤 됐어, 설마! 너 아직도 애들 이름 못 외운거야? 단 한 명도?”

 

... 어쩔 수 없었어, 대화를 해본 적이 있어야지 그리고 한태현 이름은 알거든?”

 

태현이는 내가 계속 이야기를 꺼냈으니 당연한거고, 너 친구 만들고 싶다 했으면서 어떻게 이름을 아무도 모를 수가 있어? 안되겠다, 너 다음주까지 애들 이름 다 외워

 

? 이 많은 이름을 어떻게 다 외워

 

어허, 나한테 친구 만드는거 도와달라며, 그럼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지 그리고 생각보다 안 힘들어, 금방 외워져

 

... 알았어

 

 

지선은 정곡을 찔린 마냥 아무 말 못하고 다정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자 그건 됐고 성아한테 가서 말 걸어보자

 

? 갑자기?”

 

당연하지, 나중에 동아리 활동 갈 때 같이 가지고 해

 

내가....?”

 

그럼 내가 말할까? 자 빨리 가, 성아가 너의 첫 친구가 되는 거야

 

...하지만

 

으이구, 답답해 너 계속 그러면 친구는 어떻게 만들게

 

.....알았어, 갈게

 

 

지선은 심호흡을 한 뒤 용기를 내어 성아에게 다가갔다.

 

같은 반 친구에게 말을 거는 것이 무슨 용기가 필요할까 싶지만 다른 사람과 대화해본 적이 없으니 그럴만도 하다.

 

 

.... 박성아 맞지?”

 

? 맞는데, ?”

 

... ... 그게 난 김지선이라고 해

 

응 알고 있어, 저 자리에서 항상 책 보고 있었지?”

 

 

누구와는 다르게 성아는 반 친구들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 맞아, 어떻게 알았어?”

 

이름? 이름은 같은 반이니까 알고 있는 거고, 책 보는건 항상 물어 보고 싶었거든 무슨 책 읽는지, 그런데 책 읽다가 누구랑 대화하는 거처럼 보이길래 엄청 몰입했구나 해서 일부러 말 안걸었지

 

...진짜? 아냐! 누구랑 대화 하는거 아니야, 그냥 생각하고 있는거야

 

그래? 그럼 나중에 책 읽고 있어도 말 걸어도 돼?”

 

...당연하지!”

 

알았어, 근데 난 왜 불렀어?”

 

... 다름이 아니라, 동아리 리스트를 확인했는데 너랑 나랑 같은 동아리 더라고, 그래서... ... 혹시....”

 

 

지선은 용기 내어 성아에게 도서관에 같이 가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입술이 움직이지 않았다.

 

다정은 그런 지선을 향해 오더를 내리기 시작했다.

 

 

지선아, 당황하지말고! 천천히! 한 글자씩! 편하게 말하면 돼!”

 

 

누가보면 운동 종목 코치 인 줄 알겠다.

 

지선은 다정의 말 대로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 좀 있다 도..도서관 갈 때 같이 가지 않을래?”

 

그래, 같이 가자

 

 

성아의 입에서 거절이 나올까 두려웠지만 다행이 성아는 기쁘게 받아드렸다.

 

 

...정말?!”

 

그럼, 그게 뭐가 어렵다고

 

! 그럼 나중에 봐!”

 

알았어~”

 

 

성아는 자리로 돌아가는 지선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살며시 흔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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