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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7화

본문

지선은 지갑을 주워 안에 있는 물건을 확인했다.

 

분명 범죄일 수도 있지만 여자 귀신의 복수를 위한 것이며 훔치는 것도 아닌 확인만 하는 것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신분증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지갑에는 신분증도, 운전면허증도 없었으며 현금도 3만원이 전부였고, 카드는 2개뿐이었다.

 

 

뭐야 완전 겉으로만 멀쩡한 사람이지 아무것도 없잖아, 역시 나쁜 놈들이 그렇지 뭐

 

 

다정이 남자의 지갑을 보고 욕을 할 때 지선은 지갑 안에 다른 단서가 없는지 계속 뒤적거리고 있다.

 

 

이런 거 말고, 저 남자가 여자 귀신과 사겼다는 증거 없나

 

 

지갑을 한참 뒤적거리다 지폐를 넣는 공간 구석에 종이 하나를 발견했다.

 

종이를 꺼내보니 한참은 건드리지 않은 거처럼 때가 껴있었다.

 

지선은 살짝 접혀져있는 종이를 펴 확인했다.

 

접혀져 있어서 몰랐지만, 그건 남녀가 같이 찍힌 사진이었다.

 

그것도 여자 귀신이 살아 있을 때, 남자와 같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

 

 

지선아 그건 뭐야

 

저 남자가 가지고 있던 사진, 봐 저 남자랑 같이 있는 여자, 문학 선생님한테 붙어 다니던 그 여자 귀신이랑 똑같아

 

! 진짜네! 뭐야 저 남자 그럼 죽은 전 여자 친구 사진을 들고 다닌 거야? 설마 그리워서 그런 건 아니겠지?”

 

아닐 거야,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 바람을 폈으니 오히려 죽었다는 것도 몰랐을 수도 있어

 

그럼 왜 들고 다닌 거지?”

 

내 생각인데... 그냥 지갑에 사진을 넣어뒀다는 걸 잊은 거 같은데?”

 

잊어!? 진짜 저 인간이 잊을게 따로 있지

 

진정해, 그래도 다행히 저 남자가 우리가 찾던 사람이 맞아서 다행이야, 하마터면 시간만 버렸던 걸 수도 있으니

 

그러게, 근데 저 남자인 건 확실해졌는데 그 여자 귀신한테 가서 어떻게 알려줄 거야?”

 

쫓아가서 집 주소를 알아내야지, 택시 타면 따라 잡을 수 있어

 

 

지선은 손가락으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의 차를 가리켰다.

 

 

지금 갈려고?”

 

당연하지 놓치면 언제 다시 찾게?”

 

 

맞는 말이다. 지금 것 운이 좋아서 남자를 찾을 수 있던 거지, 운이 다해 다신 못 찾으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모른다.

 

하지만 지선은 오늘은 평소와 좀 다르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잠깐 잠깐, 잘 생각해봐 며칠 동안 우리가 저 남자를 찾는다고 집에 늦게 가도 아무 일 없었지만 오늘은 아니야, 저 남자 쫓는 다고 집에 늦게 가면 부모님한테는 뭐라고 하게

 

그러고 보니...”

 

 

지선은 고민에 빠졌다.

 

부모님이 휴가를 내셔 오랜만에 가족 다 함께 저녁 식사 시간을 가진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는 흔한 일이지만 지선에게는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 하지만 저 남자를 발견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선은 가족과의 시간과 저 남자를 뒤쫓는 것,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지선아 저 남자를 쫓는 건 언제든 할 수 있어, 그렇지만 부모님은 언제 볼지 모른다고

 

그렇긴 한데...”

 

 

그때 마침 지선의 휴대폰에 진동이 울리며 문자가 왔다.

 

(지선아 오늘 저녁은 밖에서 외식하자! 뭐 먹고 싶어?)

 

지선은 어머니에게서 온 문자를 보고 결단을 내렸다.

 

 

알았어...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지선은 아쉽지만 가족이 먼저라고 판단 해,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께서 지선을 반겼다.

 

 

잘 다녀왔어?”

 

응 다녀왔어

 

근데 학교가 원래 이렇게 늦게 마치나? 5시 전에는 마치지 않아?”

 

 

지선은 부모님이 바쁘셔서 학교가 마치는 시간을 잘 모르니, 집에 늦게 가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지선의 생각과는 다르게 부모님 두 분 다 학교가 언제 끝나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만약 서투른 거짓말을 해서 의심을 받으면 여고생이 여자 친구가 있는 성인 남성을 몰래 미행한다는 것을 들킬 수도 있다 생각해 지선은 들키지 않기 위해 적당한 핑계거리를 생각 중이다.

 

 

... 그게... 사실은 친구랑 학교 끝나고 잠..잠시 카페에서 시간 때우고 왔어

 

 

지선의 학교생활을 알고 있다면 분명 들통 날 거짓말이지만, 친구와 함께 있었다는 말에 지선의 부모님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몇 명이서?”

 

어디 카페?”

 

... 1, 학교 앞 카페...”

 

돈은? 부족하지 않았어?”

 

아빠가 용돈 더 줄까?”

 

괜찮아... ...아직 남았어

 

같이 간 친구 이름이 뭐야?”

 

? 들어도 모를 텐데..”

 

그래도 알려주라 엄만 알고 싶은데

 

 

지선의 부모님은 딸이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었다는 소식에 기뻐 그 친구에 대해 계속 물어 보았다.

 

그에 반해 지선은 있지도 않은 친구를 만들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 이름이...”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적당한 이름을 말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머릿속에는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때 생각나는 이름 하나.

 

 

...다정이, 박다정

 

박다정? 예쁜 이름 이네

 

지선아 다음에는 그 친구 집에 한 번 데리고 와

 

.. 알았어

 

아 이러고 있을 시간이 아닌데 빨리 밥 먹으러 가자 이러다 가게 문 다 닫겠어

 

어 그러고 보니, 여보 난 먼저 내려가서 차 빼놓을게

 

 

지선의 아버지는 시간을 확인하고 집에서 먼저 나섰다.

 

 

지선아 빨리 가방만 두고 와

 

알았어

 

 

지선은 그제 서야 신발을 벗고 현관문에서 벗어나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가 침대 옆에 가방을 두자, 다정이 나타났다.

 

 

뭐야, 너 어디 갔었어?”

 

어디 가긴 바로 옆에 있었는데, 귀신이 되니 여러 가지 할 수 있더라고 원래 사람들한테는 안 보이지만, 너한테도 안 보이게 될 수 있더라고 그건 그렇고 아까 내 이름 말했지 않나?”

 

..무슨 소리야

 

아니... 아까 부모님한테 거짓말 했잖아, 누구랑 카페에 갔었다고

 

..그건 부모님을 실망시킬 순 없으니 거짓말한 거고

 

아니 거짓말한 게 잘못이 아니라, 그 친구 이름이 뭐라 했지?”

 

으흠, 난 잘 모르겠는데?”

 

 

지선은 헛기침을 하며 다정의 질문을 모른체했다.

 

 

지선아~ 늦겠다, 빨리 가자

 

응 지금 나가

 

바깥에서 들리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지선은 아무 일 없듯이 방에서 나갔다.

 

방에서 누구랑 이야기 하고 있었어?”

 

.. 다정이랑 잠깐 전화 했어

 

그래? 다정이랑 많이 친하나 보네?”

 

그렇지?”

 

 

모녀는 팔짱을 낀 채로 집에서 나와 차를 탔다.

 

그리고 다정은 지선을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

 

 

시간은 밤 9, 학생이 돌아다니기에는 많이 늦은 시간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고등학생 살인 사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지 않지만, 야자를 해야 하는 학생은 어쩔 수 없이 늦은 시간이지만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분명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야자를 없애고 하교 시간을 당기는 것이 맞지만, 교육열이 뜨거운 부모들로 인해 야자가 진행되는 학교가 몇몇 있다.

 

이상욱,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남고생이다.

 

상욱은 늦은 시간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최대한 빨리 가기 위해 골목을 지나가는 지름길을 택했다.

 

 

X, 왜 이렇게 어두운거야, 아니 엄마는 왜 야자를 하란거지? 뉴스도 안보나 갑자기 뭐 튀어 나오는 건 아니겠지?’

 

상욱은 혹시나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들어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 좀 만 더 가면 큰 길이다

 

 

상욱은 환하게 빛나는 길이 보이자 좀 더 빨리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코너만 돌면 대로변이 나올 순간, 갑자기 누군가 상욱의 가방을 잡고 강하게 당겼다.

 

 

으윽.. 뭐야..”

 

 

순간적인 반동으로 상욱은 뒤로 넘어졌다.

 

상욱은 동네 양아치가 돈을 뺏기 위해 시비를 걸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돈을 뺏는 그런 양아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욱을 넘어뜨린 사람은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입을 틀어 막았다.

 

 

..!!”

 

! 조용히 해야지 그렇게 소리 내다. 다른 사람이 오면 그 사람은 너 때문에 죽는 거야 흐흐흐

 

 

상욱은 수상한 사람의 말을 듣고 소리 내는 것을 멈췄다.

 

 

자 소리 내지 말고 조용히 일어나서 같이 가는 거야 알겠지?”

 

 

수상한 사람은 주머니에서 특이하게 생긴 날붙이를 꺼내 상욱의 목에 갖다 대며 위협을 가했다.

 

상욱은 사태를 파악한 후 터져 나올 거 같은 눈물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착하지

 

 

날붙이를 든 사람은 상욱을 막다른 길로 데려가 바닥에 앉히고 손에서 입을 뗐다.

 

 

... 살려주세요... 제발요...”

 

살려달라니 그런 말을 하면 내가 나쁜 짓을 하는 거 같잖아

 

흐윽... 제발, 흑 살려주세요

 

, 울지 말고, 넌 취미가 뭐야?”

 

...? ... 취미요?”

 

 

상욱은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자신이 들은 것이 맞는지.

 

 

그래 취미, 어떤 거든 좋아, 좋아 하는 일이면 뭐든 취미가 될 수 있으니

 

 

당황한 상욱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 그냥 게임이라고 대답했다.

 

 

흐윽... ..게임이요

 

울지 말라니까, 그래 넌 게임을 좋아 하는 구나?”

 

... 아무한테도 안 말할 테니 살려주세요, 더 이상 안 울게요 제발요...”

 

그런 말하지 말라니까, 그러니까 내가 나쁜 사람 같잖아

 

 

상욱은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 목숨만 살려달라며 다시 빌기 시작했다.

 

하지만 날붙이는 이미 상욱의 목덜미에 박혀있었다.

 

 

으욱... X...”

 

난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야, 취미 말이야 그러니 너도 이해할 수 있지?”

 

 

남자는 상욱의 움직임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날붙이를 목에서 빼냈다.

 

그리고 자신이 벌인 일을 자랑스럽게 대하듯 주머니에서 일회용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계속되는 셔터 소리, 남자는 필름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평소처럼 뒤 처리를 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주위에 사람이 없나, CCTV는 없나 확인 한 후 피가 묻은 걷 옷을 상욱의 시체 옆에 두고 아무 일 없듯 대로변으로 향했다.

 

남자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자신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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