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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4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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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뭐야 포기한 줄 알았는데?”

 

포기는 무슨 해보지도 않고 포기는 안 해

 

그럼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안 돼지 그럼 태현이한테 고백하는 거도?”

 

자 봐

 

 

지선은 다정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듯 자신이 휴대폰으로 검색한 것을 보여줬다.

 

 

그 남자가 사는 동네 생각 보다 크지 않아 게다가 바로 옆 동네지

 

어 그러게 여기면 학교에서 얼마 안 걸리잖아

 

게다가 여기 가게들

 

? 이 가게들이 왜? 그 남자 찾다가 배고프면 여기서 먹게?”

 

아휴... 그게 아니라 이 가게들 그 남자가 사는 동네에서 데이트 코스 추천 음식점이야, 그리고 여기 데이트하기 좋다고 알려진 장소들, 분명 그 남자가 바람을 폈다고 했지? 보통 바람 피우는 사람들의 대상은 한 명만 있는 게 아니라고, 그리고 한 번 걸렸다고 끝내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 그 남자는 아직도 바람을 피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거네

 

그렇지 그리고 여러 사람을 상대로 바람을 피면 분명 데이트 장소에 자주 나타날 거야

 

그러면 네가 찾은 음식점이나 데이트 장소를 위주로 잠복수사를 하면 금방 잡을 수 있다는 거네?”

 

맞아 게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은 이 동네 말고는 딱히 발전 된 동네가 없어 다른 곳을 갈려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해야 해

 

오 뭐야! 김지선! 완전 셜록 홈즈 같아! 누구한테 배운 거야?”

 

배우기는... 책이나 영화에서 보면 이렇게 하더라고

 

 

다정의 칭찬에도 지선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럼 지선이 덕분에 한결 수월해지겠네, 다행이다

 

 

둘은 고생을 덜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몰랐다 잠복 수사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다음 날 학교를 마치고 지선은 평소 가는 길과 반대 방향으로 발을 옮겼다.

 

그 남자가 산다는 동네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향한 곳은 편의점, 잠복 수사에 필요 한 것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렸다.

 

 

지선아 이거 새로 나왔나봐 이거 사자

 

안돼 너무 많이 사면 짐만 돼

 

이거 먹어봤어? 이거 엄청 맛있어

 

됐어

 

이건 어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잔데

 

됐다니까

 

 

지선은 잠복 수사를 위해 왔지만 다정은 새로 나온 편의점 신제품을 구경하러 온 듯 하다.

 

그리고 지선을 향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 남들에게는 혼잣말 하는 것처럼 보이니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 될 수 밖에 없다.

 

지선은 주위의 시선을 눈치 채고 빠르게 편의점에서 나왔다.

 

그리고 곧 바로 첫 번째 장소에 도착했다.

 

첫 번째 장소는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공원.

 

이 공원이 유명한 이유는 아스팔트 건물 사이에 자연의 느낌을 주는 이유 때문이다.

 

큰 나무가 많고 공원 한 가운데는 넓은 광장과 큰 분수대가 있어서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다.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 찾고 있는 남자가 지나갈 가능성도 컸다.

 

지선은 공원 벤치에 앉아 남자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면 금방 찾겠는데?”

 

빨리 끝나면 좋겠다

 

 

사람들을 관찰한지 1시간 정도 지났을 즈음, 간식도 다 먹어가고 같은 곳에 앉아 있기만 하니 몸 전체가 뻐근해졌다.

 

사람들만 보고 있는 것이 쉬워 보이겠지만 오히려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더 힘들다.

 

그래도 지선은 평소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일이 많아 다행이지만, 영혼 밖에 없는 다정은 육체적인 피로가 아니라 심리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

 

 

저기 지선아 오늘은 그만 일어나는 게 어때?”

 

그럴까..”

 

 

웬일로 지선이 다정의 말을 들어줬다.

 

다정은 드디어 돌아간다는 말에 흥얼거리며 지선의 집 방향으로 향했다.

 

 

뭐야 너 어디가?”

 

? 어디 간다니 이제 집에 가는 거 아냐?”

 

무슨 소리야 위치를 바꿔야지 이제 식당으로 갈 거야

 

“...?”

 

당연하지 매일 이 일을 해야 하는데 벌써 지치면 안돼

 

 

다정은 쉬고 싶었지만 자신이 먼저 나서서 하자고 한 일 게다가 지선 혼자 보내자니 양심이 찔려 지선을 따라 갔다.

 

식당 앞 카페에 도착해 식당과 카페에 드나드는 손님들을 관찰하고 있지만 평범한 커플만 보일 뿐 문학 선생님과 닮은 사람은 찾지 못했다.

 

저녁 8시가 되자 지선은 슬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어차피 부모님이 늦게 들어오셔서 조금 더 있어도 상관없지만 그러다 부모님보다 늦게 들어가면 꾸중을 들을 수 있으니 지선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지선은 집에 도착해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다행이 아직 부모님은 오시지 않은 모양이다.

 

지선은 시간이 늦었지만 처음으로 직접 요리를 할 생각에 냉장고에서 재료들을 꺼냈다.

 

어제 다정이 취미로 요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한 번 요리를 배워 보고 싶어 다정에게 알려 달라 부탁했다.

 

다정은 자신이 직접 보여 주고 싶었지만 몸이 없으니 알려 줄 수 있는 방법을 설명 밖에 없었다.

 

그래도 살아 있을 때 요리를 자주해서 웬만한 레시피는 다 알고 있어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게다가 지선도 안 해봐서 그렇지 손재주가 좋아 칼질도 처음치곤 잘 했다.

 

오늘 만들 것은 계란말이와 된장찌개,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요리지만 다정의 설명과 지선의 손재주가 합쳐져 꽤 괜찮은 요리가 나왔다.

 

처음에는 다정이 따라 오는 것이 싫었지만 막을 방법이 없으니 포기했다.

 

그런데 요리도 알려주고 심심하지 않게 말동무도 해주니 지선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선은 밥을 다 먹은 후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끝내고 몸을 씻은 뒤 침대에 누웠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피곤함이 몰려와 금방 잠에 들었다.

 

다정도 오늘은 피곤해서 그런지 지선의 옆에 누워 눈을 감았다.

 

피곤함을 느낄 몸이 없을뿐더러 잠이 필요 없는 귀신이지만 자고 싶을 때는 잘 수 있나보다.

 

 

*****

 

 

며칠 후, 학교가 마치고 잠복 수사를 하는 같은 일상이 계속 반복 된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즈음 다정이 말했다.

 

 

지선아... 우리 벌써 일주일째인데 이건 좀 아니지 않을까...”

 

그럼 무슨 다른 방법 있어?”

 

... 아니....”

 

그래 오래 걸려도 이 방법 밖에 없어 참아야지 뭐

 

 

둘은 잠복 수사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느끼며 평소와 똑같이 편의점으로 향했다.

 

 

오늘은 이걸로 해야겠다

 

 

매일 똑같은 것만 먹으면 질리니 항상 다른 음료를 고르던 찰나 어떤 여자와 부딪혀 지갑을 떨어뜨렸다.

 

 

아 죄송합니다

 

!뭐야 얘가 앞을 잘 보고 다녀야지!”

 

 

분명 서로가 실수로 부딪힌 거지만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는 지선에게 짜증을 냈다.

 

그리고 여자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지선에게 화를 냈다.

 

 

자기야 괜찮아? 야 너 뭐야 사람을 쳤으면 똑바로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해야지

 

자기야 그만해 난 괜찮아 애가 아직 예의를 못 배웠나 보지

 

역시 자기는 착하다니까 야! 너 앞으로 잘 보고 다녀라

 

 

누가 예의를 못 배웠는지,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진상 커플은 그 말을 끝으로 편의점에서 나갔다.

 

 

뭐야 진짜... 자기들도 잘못했으면서

 

됐어 무시하자

 

 

지선은 계산을 하기 위해 물건을 들고 카운터로 향했다.

 

 

어 내 지갑...”

 

 

 

순간 옆에서 지선의 지갑을 건네주는 사람이 등장했다.

 

 

왜 저러나 몰라 저 사람들...”

 

... ...”

 

 

갑자기 옆에서 나타난 태현이 방금 나간 커플들을 욕하며 지선에게 지갑을 건네줬다.

 

지선은 지갑을 받고 계산을 한 뒤 편의점에서 나와 태현과 짧은 대화를 했다.

 

 

김지선 맞지? 나랑 같은 반, 자 지갑 받아

 

?... 어 맞아 고마워

 

너 이 동네 살았어? 집에 갈 때 못 봤는데

 

..아니 여기 근처에 잠시 볼 일이 있어서 잠깐 들렸어

 

그렇구나 아 난 동생이 빨리 오라고 해서 먼저 갈게 잘 가

 

...”

 

 

지선은 인생 처음으로 자신과 같은 또래의 남자와 대화 해봤다.

 

긴장을 했는지 손에 땀이 흥건해졌다.

 

 

그런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지? 한 번도 대화한적도 없는데... 이름표를 봤나?”

 

아니 가디건에는 이름표가 없어 그냥 외운 거야 중학교 때도 그랬어 대화를 자주 안한 애들도 이름이나 생일은 대부분 외우고 다니더라고 같은 학교면 다 같은 친구라면서

 

... 그래서 좋아하는 거야?”

 

 

지선의 질문에 다정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둘은 멀어져가는 태현을 바라보다 해야 할 일이 생각나 발을 옮겼다.

 

하지만 평소와 똑같이 그 남자를 찾지는 못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오늘도 학교가 끝나고 곧 바로 그 남자를 찾으러 공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남자는 보이지 않았고 이번에는 카페에 앉아서 음식점을 드나드는 커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 도데체 언제 끝날지...”

 

그러게

 

 

둘은 한탄만 하다 오늘도 끝이 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때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어 지선아 저기 저 남자...”

 

어 어제 편의점에서..”

 

 

둘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어제 편의점에서 봤던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어제 봤던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팔짱 낀 채로 음식점에서 나와 자신들이 있는 카페로 들어왔다.

 

둘은 혹시나 잠복 수사라는 것을 들킬까봐 얼른 가방으로 얼굴을 가렸다.

 

물론 저 남자는 지선의 얼굴을 기억 못할뿐더러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들어 지선에게만 보이는 다정도 가방에 얼굴을 가렸다.

 

그러다 다정이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뭐야 저 남자 어제는 분명 다른 여자랑 다녔으면서

 

..혹시 가족 아닐까?”

 

가족이 저렇게 꽁냥 거리면서 다니겠어?”

 

그럼... 바람피우는 건가? 그럼 설마 저 남자가 우리가 찾던?”

 

그러고 보니 저 남자, 어제는 얼굴을 제대로 못 봐서 몰랐는데 문학 선생님이랑 좀 닮은 거 같은데?”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의심할만해

 

 

지선과 다정이 관찰 하던 도중 커플은 커피를 테이크 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정이 다급하게 말했다.

 

 

빨리 따라가자

 

 

둘은 잔을 반납하고 짐을 챙겨 빠르게 커플을 따라 나갔다.

 

거리를 두고 계속 뒤쫓으며 그들이 데이트 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러다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지금 까지 뒤쫓으며 지나온 길은 요 며칠간 지선과 다정이 저 남자를 찾기 위해 계속 돌아다닌 장소들이다.

 

아마 한 번은 저 남자를 봤을 것이다, 눈치 채지 못 했을 뿐.

 

어느 덧 시간이 흘러 9시가 되었다.

 

그때 커플이 차에 타기 시작했다.

 

지선은 남자가 운전하는 걸로 봐서는 남자가 자신의 차로 여자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고 자신의 집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제 집으로 가는 건가?”

 

어떡하지? 집까지 쫓아 갈거야?”

 

당연하지 여기서 놓치면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몰라

 

 

지선은 남자의 자동차가 출발 한 뒤 곧 바로 뒤에 오는 택시를 타고 남자의 차를 쫓았다.

 

드디어 첫 번째 미션의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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