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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분류

17화

본문

카지노에 있는 룰렛 게임기에서 날 법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글자들.

 

어떤 스킬이 나올지 모르지만 행운 스탯으로 인해 높은 등급의 스킬이 확정된 상태다.

 

강혁은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자신의 운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1시간 같던 10초의 기다림 끝에 열심히 돌아가던 글자들의 속도는 줄어들어 멈추기 직전이 되었다.

 

 

제발 쓸만한 스킬.’

 

 

띠링!!

 

 

(랜덤 스킬 보상이 지급됩니다.)

 

(새로운 스킬을 배웠습니다.)

 

* 스킬 - 마음의 눈(A) 보조 소모 마나 없음 쿨타임 없음

바라보고 있는 대상을 향해 스킬을 사용할 시 대상의 상세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공격 스킬도 버프 스킬도 아닌 보조 스킬!

 

강혁은 감사하던 자신의 운에 실망하여 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개같이 고생해서 겨우 좋은데 뜨나 했는데... ...?’

 

 

전투에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않을뿐더러 애매모호한 설명 때문에 알 수 있는 상세 정보가 어디까지인지도 모르는 스킬.

 

힘들게 고생해서 얻은 스킬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강혁은 곧바로 냉정함을 되찾고 아르바를 불렀다.

 

 

[아르바.]

 

[! 용사님.]

 

[지금은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있겠나?]

 

[잠시만요, 용사님의 위치를 지금 찾아볼게요.]

 

 

아르바는 언제나 그랬듯 밝은 목소리로 강혁을 맞이했다.

 

 

[? 용사님 지금 계신 위치가 다른 이공간이라고 뜨시네요?]

 

[이공간? 다른 차원 같은건가?]

 

[아뇨 차원과는 좀 달라요,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집을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

 

[! 차원은 마치 집 옆에 집이 있듯이 비슷하게 보이지만 완전 다른 세계인거고, 이공간은 집 안에 방이 있듯이, 차원이 품고 있는 임시 세계라고 보시면 돼요, 그렇다고 다른 나라로 가는 것처럼 쉽게 가는게 아니라 공간의 틈을 찾아야 들어갈 수 있지만요.]

 

[그럼 난 지금 내가 있던 차원에 속해있는 또 다른 임시 세계에 있는 건가?]

 

[! 이해력이 좋으시군요!]

 

[그래, 알았으니 텔레포트는 가능하나?]

 

[다른 마법사라면 불가능 하지만 저라면요! 마나 소모가 많겠지만 가능하답니다, 이동하실 곳은 바란 마을 맞으시죠?]

 

[그래, 빨리 좀 해줘 쉬고 싶으니까.]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아르바는 말을 끝내고 눈을 감아 주문 같은 것을 중얼거리며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강혁은 드디어 쉴 수 있단 생각에 안도감이 들다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그러고보니... 로그라이크 모드에서는 세계의 시간이 멈춰있던데 아르바는 어떻게 움직이는 거지?’

 

 

강혁은 궁금증이 생겨 아르바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집중하는 아르바를 방해하면 안될거 같아 묻지 않았다.

 

 

[그럼 이동하겠습니다!]

 

 

아르바의 신호와 동시에 강혁이 서 있는 바닥에 동그랗게 푸른 빛의 마법진이 세겨졌다.

 

 

다른 공간이라고 하길래 오래걸릴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빠르군... 그렇게는 안보이지만 꽤 능력있어.’

 

 

스팟!

 

강혁이 서 있던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했고 푸른 빛만이 희미하게 남아 일렁거렸다.

 

 

*****

 

 

바란 마을로 돌아온 후 며칠 뒤 아침.

 

키르만이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여긴...”

 

 

자신의 침실이 아닌 것을 깨달은 키르만은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풍경.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예전과 다른게 떠들썩하며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있다는 것.

 

 

일이 밀리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작업이 더 수월해졌죠, 어떻습니까 일만 하는 것보다 이게 더 좋지 않습니까?”

 

 

강혁은 키르만에게 다가와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분명 자신은 본인의 몸을 혹사하며 피곤에 찌들어 잠시 눈을 붙이다 이곳으로 끌려왔지만.

 

 

제가 이제껏 해왔던 행동에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되는군요.”

 

괜찮습니다, 이 곳 사람들 모두 당신을 용서했으니까요, 자 받으시죠.”

 

이건...?”

 

증거입니다, 당신의 가문을 몰락시킨, 읽어보니 날짜와 상황이 앞 뒤가 안맞더군요, 어떻게든 죄를 뒤집어 씌울려고 그렇게 적은 거겠죠

 

“...!”

 

 

키르만은 강혁의 말을 듣고는 손에 들고 있던 문서를 다급하게 펼쳐 읽었다.

 

 

확실합니다! 저희 아버지가 반역을 꾸몄다는 내용과 탈세를 했다는 내용, 여기 반역자들과 한 곳에 모여 비밀 집회를 열었다는데, 이 때 저희 아버지께서는 외국에 나가 계셨습니다, 게다가 이 글씨와 인장... 바르베데프의 것이 확실해요.”

 

, 그런데 증거를 확보하긴 했지만 이제 어떡하실거죠?”

 

이제부터는 제가 움직이겠습니다.”

 

혼자서 말입니까? 혼자 경비들을 뚫고 가기에는 무리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지금 당장이라도 무력으로 어떻게든 해보고 싶지만, 그건 제가 원하는 복수가 아닙니다.”

 

그럼?”

 

공식적으로, 법적으로 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것입니다.”

 

과연 그게 통하겠습니까? 바르베데프가 분명 돈이든 권력이든 모든걸 이용해 자신을 무죄로 만들텐데요?”

 

그건 괜찮습니다, 높은 사람 중에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뚫지 못하는게 아니라 뚫지 않는 겁니다.”

 

?”

 

그럼 저는 이 문서를 가지고 위원회로 가겠습니다, 재판이 열리기까지 며칠 걸리겠지만 그정도야 참을 수 있죠.”

 

그러시죠, 아 그리고 재판이 일어나기 전까지 평소와 똑같이 행동해야 합니다, 절대 바르베데프가 알아채면 안됩니다.”

 

네 걱정마시죠, 정말... 감사합니다 강혁님.”

 

 

키르만은 머리를 숙여 감사를 표한 뒤 말을 타고 도시로 향했다.

 

 

드디어 끝이 보이네

 

 

답이 없어 보였던 긴 퀘스트가 며칠의 노력 끝에 클리어할 희망이 보였다.

 

만약 이 퀘스트를 클리어 하면 엄청난 보상이 기다리리라.

 

 

이보게 강혁, 저 친구랑 무슨 대화를 그렇게 하나?”

 

아 별거 아닙니다.”

 

빨리 갑세, 일은 안해도 되니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있어줘, 지금 다들 자네 보고 싶다고 난리야.”

 

예 저도 일 하러 가겠습니다.”

 

 

키르만과의 대결 이후 바란 마을 사람들에게 강혁은 영웅과도 같았다.

 

강혁의 등장 이후 휴식 시간이 생겨 사람다운 하루를 보내고 있으니, 강혁의 인기는 이곳에서만큼은 최고였다.

 

 

*****

 

 

그날 저녁.

 

키르만은 평소와 같이 바르베데프가 저택으로 향했다.

 

바르베데프는 자신의 집무실에 키르만을 불러 비싸보이는 의자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그래, 키르만 요즘 어떻지?”

 

예 영주님, 평소와 똑같이 바란 마을의 열매 수확은 차질 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군... 평소와 똑같이, 그런데 키르만.”

 

, 영주님.”

 

평소와 다른게 오늘은 어딜 갔다왔지?”

 

“...! 어딜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질문을 하는 바르베데프.

 

키르만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오늘 자네를 위원회에서 봤다는 소식이 들리더군.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위원회에 내 친구가 많다는 거?”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며 키르만은 위협하는 바르베데프.

 

 

, 위원회는 일이 있어 갔다왔습니다.”

 

일이라... 무슨 일 말인가?”

 

“... 국왕님께 드릴 열매들을 누군가 빼돌리지는 않았는지, 잘 운반되었는지 확인하러 갔습니다.”

 

... 그건 나한테 맡기라고 했을텐데... 그래 확인해보니 어떤가? 국왕님께 내 선물이 무사히 갔나?”

 

,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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