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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 한낱 벌레가 되어서라도


본문

벌레울음 멀어져가는 어느 날에
날개 조각 바스러져서 흩어지고
희미하게 날개를 엮는 내 손마저
핏빛으로 스러져가는 어느 날에

꿈을 꾸듯
어지러운 소리
무념하여 다시 잠든다

손짓 하나에
물들어가고
숨이 가빠
눈조차 감지 못해 내 그대 부르면서
원을 품어 한을 토하네
 
내 비록 수백 수천번을 스러질 지라도
한낱 벌레 되서라도 그대 만나리니
가듯이 돌아오리라

작은 고치 속 고동소리
벌레 소리에 잠을 설치고
숱한 죽음도 잊고서는
눈물 한숨에 흘려 버리니

날개가 고동치는 소리
욕계(欲界)로 떨어지는 벌레
명도(冥道)를 기어가며 오열
한 줄기 빛을 따라 경련

아 한낱 미물 되어 여기저기 떠돈대도
내 그대 다시 한 번 만날수만 있다면은
나 몇 번이고 그대 손에 다시 죽더라도
벌레라도 되어서는 날개 펴고 찾아 가리

꽃잎 속에 묻혀 나는 사라져가
그대 목소리가 이렇게도 아련한데
하나 둘 꽃이 피어나고 떨어져가듯이
나 역시 떨어지고 썩어가서 없겠지만
한낱 벌레가 되어서 몇번이고 되어서라도
사랑스런 그대 손에 스러지리라

꽃잎조차 흩어지던 날에
핏빛조차 바래가던 날에

육도(六道)를 기며
날개 피우고
삼매(三昧)로다
긴 시간 넘어서서 먼 천점(天占)으로 향해
날개 펴고 날아오르네

유루(有漏)에 잠겨버리고만 이 몸일지라도
소녀 윤회조차 넘어 그대 만나리니
다시금 안아주소서

깊은 한밤에 날개소리
날개 살며시 접어 내리고
그대 살결 위 앉아서는
언제까지고 해후하리니

심장을 갉아먹는 충렴(蟲廉)
혼조차 불사르는 업화
흉하게 흔들리는 천점(天占)
한맺힌 벌레 울음 소리

아 한낱 벌레같은 인생이라 할지라도
내 그대 만나서 난 너무나도 행복했어
또 다시 그대가 날 저승으로 보낸대도
벌레라도 되어서는 몇 번이고 돌아오리

꽃잎 속에 묻혀 나는 사라져가
그대 목소리가 이렇게도 아련한데
하나 둘 꽃이 피어나고 떨어져가듯이
나 역시 떨어지고 썩어가서 없겠지만
한낱 벌레가 되어서 몇번이고 되어서라도
사랑스런 그대 손에 스러지리라

꽃잎조차 흩어지던 날에
핏빛조차 바래가던 날에
날개조차 흩어지던 날에
기억조차 바래가던 날에

그대 품에 묻혀 나는 사라져가
그대 이렇게나 이렇게나 따스한데

추억 속에 묻혀 계속 꿈을 꾸네
꿈빛 버들잎이 하늘 높이 나려 가네
하나 둘 날려 흩어지는 기억들 속에서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 하나 품에 안고
한낱 벌레가 되어서 몇번이고 되어서라도
다시 꿈을 꾸며 그대 찾아 가리라

꽃잎조차 흩어지던 날에
핏빛조차 바래가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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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사자춤님의 댓글

  • profile_image
    작성자
    사자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여기에서 검색 모두 검색 후원하기
      작성일 2년 전
    어렸을 때 부터 들었지만
    여전히 들어도 좋아하는 곡이예요 좋은 곡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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